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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외 영화

썬더볼츠*(Thunderbolts*): 마블이 망해가던 와중에 터뜨린 의외의 반전 카드

by 씬토커(SceneTalker) 2025. 5. 10.

이건 그냥 또 다른 마블 영화일까? 아니면 뭔가 특별한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예전만큼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건 많은 팬들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런 와중에 등장한 썬더볼츠*’는 다소 기묘한 시도다. 일단 유명 캐릭터들이 아닌, 주변부의 버려진 히어로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 영화는 단순히 예전의 영광을 되살리려는 리부트가 아니라, MCU가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틈새를 비집고 나온다.

 

분명 완벽하진 않다. 여전히 어두운 조명, 떨어지는 시각적 창의성, 그리고 또 다른 MCU 영화의 예고편처럼 느껴지는 결말은 아쉽다. 하지만 진짜 감정이 담긴 마지막 3, 그리고 몇몇 인상적인 연기 덕분에 다시 마블에 대한 기대를 품게 된다.

 

어벤져스가 빠진 세계, 애매한 영웅들의 등장

이번 영화는 확실히 말하자면 영웅 대 악당구도가 아니다. “세상엔 선과 악이 있는 게 아니라, 악과 그보다 더한 게 있을 뿐.”라는 영화 속 대사는 이를 잘 요약한다. 주인공들은 블랙 위도우의 동생 옐레나(플로렌스 퓨), 구 소련 히어로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 U.S. 에이전트 존 워커(와이엇 러셀), 앤트맨 시리즈의 고스트(해나 존카먼), 윈터 솔져 버키 반스(세바스찬 스탠) 같은, 이미 다른 MCU 콘텐츠에서 한 번쯤 등장한 캐릭터들이다.

 

여기에 정체불명의 인물 (루이스 풀먼)’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한다. 이들은 전부 어떤 이유로든 시스템에 의해 버림받았고, 그렇게 모인 이들이 또 다른 악, 바로 ‘CIA 국장 발렌티나(줄리아 루이드라이퍼스)’와 맞서게 된다. 발렌티나는 그야말로 "내가 법이다"를 외치는 권력형 빌런이다.

 

어두운 분위기 속에 드러나는 인간미

 

썬더볼츠*’는 대부분의 MCU 영화보다 훨씬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한다. 심지어 영화 초반 마블 로고조차 색을 뺀 흑백이다. 그렇기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이 캐릭터들이 겪는 내면의 트라우마와 외로움, 불신과 고통을 강조하는 장치로도 작동한다.

 

특히 옐레나의 감정선은 이 영화의 중심축이다. 퓨는 단순한 히어로가 아니라, ‘상실을 겪은 인간을 연기하며 기존의 마블 캐릭터와는 다른 깊이를 보여준다. 밥이라는 캐릭터도 의외로 강력한 감정선을 가진다. 일종의 A24풍 히어로라 표현할 수 있을 만큼 혼란스럽고 이상하며 동시에 매력적이다.

 

팀워크? 그건 나중 문제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는 이들이 전형적인 이 아니라는 점이다. 서로를 믿지 않고, 각자의 과거와 상처 때문에 계속 충돌한다. 하지만 그 불협화음 속에서 드러나는 진심이 영화의 가장 인간적인 순간들을 만든다.

 

특히 옐레나-알렉세이(레드 가디언)의 부녀 관계, 옐레나-고스트 사이의 미묘한 동질감, 워커의 미완성된 리더 욕망 등은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유머도 억지스럽지 않다. 인물들 간의 어색하고 불완전한 케미스트리에서 나오는 진짜 웃음이 중심이다.

 

액션은 적지만 더 효율적이다

액션이 완전히 빠진 건 아니다. 하지만 썬더볼츠*’는 일부러 과도한 CGI와 폭발보다는, 실제 감정과 상황 중심의 액션에 집중한다. 특히 버키가 합류하는 카체이스 장면은 인상적이며, 영화 후반부의 전투는 캐릭터 간 감정선이 반영된 구성이라 몰입도를 높인다.

 

다만, 일부 캐릭터, 특히 고스트는 여전히 활용도가 낮아 아쉬움을 남긴다. 그리고 버키의 피로감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결론: 완벽하지 않지만, 지금 마블이 꼭 필요로 했던 영화

 

썬더볼츠*’‘MCU를 다시 한번 믿어볼까?’라고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영화다. 옛 마블처럼 새로운 문을 여는 강렬한 한 방은 아니지만, 인간적인 매력과 감정의 깊이로 승부하는 작은 반전이다. 지금까지 MCU가 놓쳤던 히어로가 되기 전에 인간이어야 한다는 감정을 되찾은 작품이다. 다시 MCU에 발을 들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지만 의미 있는 회복의 신호탄이다.

 

작품 정보

영화 제목 : 썬더볼츠*(Thunderbolts*)

   별칭 : 웨스트 체서패크 밸리 썬더볼츠(West Chesapeake Valley Thunderbolts)

장르 : 미국영화, 액션, 모

개봉 : 2025.04.30.

상영 시간 : 126분 /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 제이크 슈라이어

출연배우(등장인물) : 플로렌스 퓨(옐레나 벨로바), 세바스찬 스탠(윈터 솔저 버키 반스), 줄리아 루이드라이퍼스(발렌티나 알레그라 드폰테인), 데이비드 하버(레드 가디언), 루이스 풀먼(), 해나 존카먼(고스트), 와이엇 러셀(존 워커), 올가 쿠릴렌코(안토니아 드레이코프), 제럴딘 비스 워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