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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중국 드라마

중드 ‘신은(神隐)’ 리뷰: 왕안우X조로사, 천년의 사랑과 운명을 그린 선협 로맨스

by 씬토커(SceneTalker) 2025.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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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神隐 | The Last Immortal)’천고결진신은영연으로 이어지는 천고삼부곡 중 두 번째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진신 백결과 상고 후지의 아들인 원계(왕안우)’수응수의 알에서 태어난 봉황 봉은(조로사)’의 기구한 운명과 사랑을 그린다. 조로사와 왕안우라는 신선한 조합이 주연을 맡았고 이윤예와 가내나가 서브 커플을 맡아 활력을 불어넣는다.

 

고진/원계(왕안우)X아음/봉은(조로사)

 

운명처럼 얽힌 두 사람, 아음과 고진

아음과 고진은 탄생부터 비극이었다. 봉황족의 차기 왕으로 알에서 태어난 봉은은 화주(조비연)와 고진의 오해로 인해 알이 소멸하고 수응수의 알로 다시 태어나 아음이 된다. 그녀를 부화시킨 고진은 처음엔 무심하게 대하지만 함께 선원을 찾는 여정 속에서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원계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신계로 보내진 상처 많은 인물이다. 원계는 고진이라는 이름으로 동화제군의 제자로 지낸다. 처음엔 무기력했지만 아음을 통해 세상의 의미를 배우고 결국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존재로 성장한다.

 

빛나는 조연들: 홍이와 연상

요계 구미호족 왕자 홍이(이윤예)는 방황과 반항의 아이콘이었지만 아음을 만나면서 점차 변화한다. 그의 곁에는 언제나 응족 공주 연상(가내나)이 있다. 천 년 동안 기다린 연상은 결국 홍이의 진심을 얻게 된다. 홍이와 연상의 사랑은 주인공 커플 못지않게 뜨겁고 아름답다. 이윤예와 가내나의 케미가 돋보이는 커플이다.

 

천 년의 기다림, 다시 만난 두 사람

아음이 소멸된 후 고진은 천 년 동안 그녀의 흔적을 찾아 헤맨다. 다시 봉은으로 부활한 아음은 과거의 기억을 지닌 채 고진과 재회한다. 처음엔 그를 밀어내지만 고진이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재결합하고 혼인까지 이른다. 고진은 혼돈의 힘을 감수하며 세상을 구하고 마신의 봉인을 위해 희생된다.

 

하지만 결말은 다행히 해피엔딩이다. 마신은 결국 고진을 구해주기로 결정하고 봉은 앞에 다시 나타난다. "기다림은 있었지만, 잊음은 없었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대목이다.

 

홍이(이윤예), 아음/봉은(조로사), 고진/원계(왕안우), 연상(가내나)

 

감정의 소용돌이, 눈물과 성장의 여정

신은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 그 이상이다. 성장, 우정, 배신, 희생이라는 요소들이 긴밀하게 엮여 있어 감정 몰입도가 높다. 특히 아음이 기억을 되찾으며 고진을 알아보는 장면, 고진이 아음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순간들, 봉황족으로서 세상의 구원자가 되어야 했던 봉은의 내적 갈등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완성도 높은 캐릭터와 연기력

조로사는 단연 드라마의 중심이다. 수응수의 아음, 봉황족의 봉은, 천 년을 거쳐 환생환 존재로서의 복합적 정체성을 지닌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해 낸다. 아음일 때의 천진난만함과 봉은으로서의 강인함을 완전히 다른 호흡과 분위기로 소화하며 캐릭터 변화를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특히 마지막부에서 봉은으로서의 신격을 깨닫고 마신과 맞서는 장면은 조로사의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한 명장면이다.

 

왕안우는 고진/원계 역을 통해 입체적인 남자 주인공을 완성한다. 초반에는 무기력하고 외로웠던 청년 고진이 사랑과 책임을 통해 신계의 수호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탄탄하게 연기한다. 무엇보다 감정을 눈빛 하나로 표현하는 연기력이 탁월하다. 특히 고진이 아음을 잃고 절망에 빠졌을 때와 다시 봉은을 알아보는 순간의 감정 폭발은 왕안우의 대표 장면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윤예는 요계의 반항아 홍이를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표현한다. 아음을 향한 감정, 연상과의 사랑, 요왕으로서의 책임감까지 캐릭터의 성장 폭이 큰 만큼 이윤예 역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능청스러움과 진심이 공존하는 이윤예의 연기는 극의 분위기를 균형 있게 잡아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가내나는 연상 역을 맡아 깊은 울림을 남긴다. 연상은 외유내강형 인물로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의 갈등, 기다림 끝의 아픔, 스스로 왕이 되어 책임을 짊어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특히 홍이에게 마음을 숨기고도 곁을 지키던 연상의 내면을 섬세한 표정과 말투로 풀어낸 가내나의 연기는 감정선을 안정적으로 보여준다. 

 

왼쪽: 고진/원계(왕안우)X아음/봉은(조로사), 오른쪽: 홍이(이윤예)X연상(가내나)

 

CGIOST, 호불호 속 숨은 매력

일부 전투 장면은 저예산 티가 나서 아쉽다.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 배경과 의상, 특히 봉은의 피닉스 의상은 압도적이다. OST는 크게 튀는 곡은 없다. 하지만 주연들의 목소리로 시작되고 끝나는 에피소드 구성은 여운을 길게 남긴다.

 

고전 선협극의 진화

신은은 복잡한 삼생삼세의 구조를 피하고 한 방향으로 직진하는 서사를 채택한다. 덕분에 몰입이 쉽고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와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 기존 선협극에서 자주 보이는 집착이나 삼각관계 없이 깔끔하게 전개되는 대신 인간적인 고뇌와 구원의 테마를 전면에 내세운다.

 

마무리하며: ‘신은을 검색하는 당신에게

신은(神隐 | The Last Immortal)’은 단순한 판타지 로맨스를 넘어 고통 속에서도 서로를 기억하고 기다리는 사랑, 정의를 위해 자신을 버리는 영웅들, 끝끝내 어둠을 이겨내는 희망을 담고 있다. ‘기억하는 자는 다시 만난다.’라는 메시지를 진심으로 전하는 드라마가 바로 신은이다.

 

고진/원계(왕안우), 아음/봉은(조로사), 홍이(이윤예), 연상(가내나)

 

작품 정보

드라마 제목 : 신은(神隐 | The Last Immortal)

장르 : 중국드라마, 고장극, 로맨스, 판타지, 선협물

편수 : 40부작

방송 : 2023.12.11.~2024.01.10. 텐센트TV / 2023.12.16.~2024.02.09. AsiaN

스트리밍 : WeTV, Wavve, TVING, MOA, Apple TV+

원작 : 성령(星零)의 소설 신은

각본 : 류방(刘芳)

감독 : 진가림(陈家霖), 이재(李才), 왕촉명(王烛明)

등장인물(출연배우): 고진/원계(왕안우), 아음/봉은(조로사), 홍이(이윤예), 연상(가내나), 화주(조비연), 수언/오가(하명명), 란풍(최항), 홍약(영아), 봉염(설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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