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리뷰/중국 드라마

중드 ‘삼생삼세 십리도화(三生三世十里桃花)’ 리뷰: 조우정X양미, 여우와 흑룡의 14만 년 사랑, 전생을 넘어선 로맨스 판타지의 정수

by 씬토커(SceneTalker) 2025. 6. 18.
반응형

중국 웹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300억 뷰, 2018년도 기준 500억 뷰라는 상상초월의 기록을 세운 ‘삼생삼세 십리도화(三生三世十里桃花 / Three lives, Three worlds Ten miles of peach blossoms / Eternal Love)’가 왜 전설이 되었는지, 지금부터 그 이유를 파헤쳐보자.

 

 

기억과 윤회의 고리 속, 세 번의 사랑 이야기

‘삼생삼세 십리도화(三生三世十里桃花)’는 동명의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2017년 방영된 중국의 판타지 로맨스 대작이다. 총 58부작의 이 드라마는 신족(神族)들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세 번의 생을 통한 사랑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감싸는 방대한 세계관을 담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구미호족의 공주 백천(양미 분)과 천족 황태자 야화(조우정 분)의 얽히고설킨 사랑이다. 한 번은 신선으로, 한 번은 인간으로, 다시 신선으로 돌아오는 삶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고 잃고 다시 마주한다. 그들 사이에는 윤회, 기억상실, 오해, 시기, 신의 계급이라는 수많은 장벽이 존재한다.

 

특히 백천이 인간 ‘소소’로 전락해 기억을 잃고 야화와 다시 사랑에 빠지는 2막의 서사는 이 드라마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신선과 인간의 존재론적 차이를 건드리는 작품임을 보여준다.

 

백천: 단 하나의 사랑을 기억하는 신선

양미가 연기한 백천은 단순한 여주인공을 넘어 ‘환생과 고통’을 관통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그녀는 곤륜허에서 남장하고 수련하던 신선 시절 ‘사음’, 사랑을 맹세한 인간 ‘소소’, 다시 돌아온 신선 ‘백천’으로 세 개의 정체성을 오가며 극도의 감정선을 표현한다.

 

특히 인간 소소로서 사랑에 목숨을 걸고, 결국 야화를 오해한 채 주선대에서 몸을 던지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정점이다. 신선도, 인간도 될 수 없는 경계의 존재로서 그녀가 겪는 감정은 고귀하면서도 잔인하다.

 

야화: 흑룡의 몸에 깃든 절절한 사랑

조우정이 연기한 야화는 첫 등장부터 논란이었다. 나 또한 처음 이 드라마를 볼 때는 조우정의 생김새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꽃미남’이라는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초반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기는 모든 우려를 뛰어넘는다. 심지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점점 조우정이 잘생겨 보이기 시작한다.

 

조우정은 묵연과 야화 두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완전히 다른 인격과 분위기로 표현해 낸다. 그로 인해 드라마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그래서인지 조우정이 아닌 야화와 묵연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야화는 냉철한 태자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순정적이고, 아들 아리에게는 다정한 아버지다. 그는 소소가 백천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그녀의 기억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오직 사랑만으로 다시 그녀를 되찾는다. 야화는 ‘사랑은 소유가 아닌 존재 그 자체를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증명한다.

 

 

신계? 아니, 욕망으로 물든 인간의 세계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배경은 신선계 사해팔황이다. 고대 중국 신화와 도교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여 구중천의 천족, 봉황족, 구미호족 등이 사는 신계는 얼핏 보면 이상향 같지만 실상은 인간계 못지않은 질투, 권력, 음모가 가득한 세계다.

 

가장 고귀하다는 신선들조차 사랑 앞에선 한없이 나약해지고 인간보다 못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주선대, 천겁, 상선, 상신, 진신, 원신 등의 개념은 이 세계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이 드라마는 신선의 존재를 신격화하기보다 그들의 감정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신선도 결국 인간과 다르지 않다’는 통찰을 전한다.

 

뜨거운 연기, 찢어지는 감정선

이 작품이 전설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연기다. 양미는 백천, 사음, 소소 세 역할을 단단히 연기하며 한 인물의 복잡한 인생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조우정은 묵연과 야화를 명확하게 구분되는 연기로 표현하며 ‘한 인물, 두 얼굴’의 정점을 찍는다.

 

둘의 케미는 대단하다. 단순한 키스신을 넘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하나에도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커지는 감정의 진폭은 시선을 사로잡고 놓지 않는다. 특히 야화가 소소에게 다시 다가가는 장면은 모든 판타지를 현실로 바꾸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완성도 있는 연출과 아쉬운 CGI

비록 일부 CG 장면은 시대적 한계로 거칠지만 전체적인 연출과 편집은 치밀하다. 대사 하나, 손짓 하나에도 감정의 맥락이 살아 있고 장면 전환은 감정선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특히 OST는 각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며 몰입을 돕는다. 서정적이고 때로는 비장한 멜로디는 명장면들을 더욱 강렬하게 각인시킨다.

 

사음/백천/소소(양미), 황금연꽃/야화/조가/묵연(조우정), 동화제군(고위광), 백봉구/진귀인(디리러바) : 참고로 이후에 동화제군과 백봉구의 이야기로 '삼생삼세 침상서(2020년)'가 제작되었다.

 

주조연 모두 살아 숨 쉬는 캐릭터

이 드라마는 주연뿐 아니라 조연들까지 빛난다. 특히 아역 아리(장예한)의 존재감은 인상 깊다. 천계의 혼란 속에서도 순수한 아이의 시선을 통해 ‘가족’과 ‘사랑’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한다. 백봉구(디리러바), 동화제군(고위광), 락서(류효엽) 등의 인물들은 메인 스토리를 받쳐주는 동시에 별개의 이야기로도 감동을 준다.

 

다시 봐도 또 감동, 또 눈물

단언컨대 이 드라마는 ‘재탕 필수’다. 처음 볼 땐 러브스토리에 빠지고, 두 번째 볼 땐 디테일에 감탄하고, 세 번째엔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 본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가 단순한 로맨스 판타지를 넘어서 삶의 감정 그 자체라는 걸 느낄 것이다.

 

최종 정리: 왜 ‘삼생삼세 십리도화’는 전설인가?

삼생을 넘는 운명적 사랑의 서사, 혼신의 연기와 폭발적 케미, 중국 신화를 기반으로 한 독창적 세계관, 비극과 희망을 동시에 품은 감정의 롤러코스터, 단점도 삼킬 만큼 몰입도 있는 이야기 등이 삼생삼세 십리도화를 전설로 만든다. 이 작품은 단순히 ‘사랑 이야기’가 아닌 ‘사랑이 삶을 구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더 많은 이들에게 이 명작이 알려지기를 바라며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꼭 보시길 적극 추천한다.

 

작품 정보

● 드라마 제목 : 삼생삼세 십리도화(三生三世十里桃花 | Three lives, Three worlds Ten miles of peach blossoms | Eternal Love)

● 장르 : 중국드라마, 선협물, 로맨스 판타지

● 편수 : 총 58부작

● 방송 : 2017.01.30.~02.10.

● 스트리밍 : 네이버 시리즈온, 넷플릭스, TVING

● 원작 : 당칠공자 <삼생삼세 십리도화>

● 극본 : 판푸

● 감독 : 린위펑, 위추이화, 런하이타오

● 등장인물(출연배우) : 사음/백천/소소(양미), 황금연꽃/야화/조가/묵연(조우정), 동화제군(고위광), 백봉구/진귀인(디리러바), 천군(장개), 앙착(모봉빈), 락서(류효엽), 상적(왕약린), 연송(이동항), 소금(황몽옥), 아리(장예한), 성옥원군(왕정), 사명성군(왕효), 직월공주(유매린), 호제백지(장궁), 호제의 아내(마예), 백진(우몽롱), 절안(장지요), 미곡(장유효), 첩풍(뢰예), 영우(장혁), 자란(유예린), 경창(련혁명), 이원(두준택), 이경(장빈빈), 연지(대사), 현녀(축서단) 등

반응형